歌詞
가슴 깊이 박힌 창끝
피와 살이 뒤엉켜
차갑게 굳어갈 때
밤그림자 새벽을 찢고
사방에 검빛이 번쩍였다
나라를 위해서도
부모를 위해서도
나는 끝내 다하지 못했으니
화양루 막다른 길에
칼을 높이 들고
검집을 버린다
저승의 문턱을 딛고 서서
오직 너, 일화
그 이름 하나로
마지막 불꽃을 태우리라
수십 번 베이고 무너져도
꺼져가는 혼불 모아
끝내 불꽃처럼 피어나리라
피로 젖은 장군의 칼이
땅에 떨어진 건
일화의 검이
그의 심장을 스친 순간
서늘한 숨이 얽히고
심장이 먼저 울었다
한날한시에 죽으리란
그 눈빛 앞에서
장군은 칼을 놓고
그녀에게 손을 내민다
마주 잡은 두 손 위로
분노 대신 미소가
눈물 대신 햇살이
고요히 내려앉았다
한날한시에
죽으리란 맹세
치마끈 질끈 묶은 채
검을 쥔 여인
사랑 하나로 생을 묶었으니
죽음조차
그들을 갈라놓지 못했네
죽음이 그들을 삼켰으나
맞잡은 두 손은
끝내
풀리지 않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