歌詞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님은 차마 가셨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과 함께 떠나고
진실도 사람과 함께 떠나고
님과 함께 지내던 사양도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그러나 겨를도 없이 나는 님을 보내었습니다.
님은 떠나시며 사랑의 꽃다발을 나에게 드리웠습니다.
오늘도 꽃다발 속에 숨은 그림자를 찾으려고
햇빛의 그늘 속을 헤매었습니다.
산을 넘고 물을 건너서
그리운 님의 옛자취를 더듬어도,
그리운 님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슬에 젖은 풀을 헤치고,
해 저문 촌락의 들길을 걸어도,
그리운 님은 보이지 않습니다.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