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에 부치는 노래** 어느새 삼월, 겨울 끝자락을 살며시 밀어내며 봄바람이 귓가를 간지럽힌다. 차가운 창틀을 지나 들려오는 새들의 고운 목소리, 햇살 속에 녹아든 꽃망울의 속삭임. 나는 조심스레 창을 열어 기다렸던 바람을 맞이한다. 부드럽고 따스한 숨결이 긴 외로움 끝에 남겨둔 마음을 살며시 어루만진다. 목련 향기 한 줌, 바람 끝에 실려와 가슴속을 맴돌면 그 언젠가 가슴 떨리던 순간들이 기억 저편에서 깨어난다. 한때의 설렘, 한때의 눈빛, 그리고 지나간 사랑의 조각들. 세월은 흘러 거울 속 나의 모습도 변했지만 봄바람 앞에 흔들리는 이 마음만은 아직도 소녀처럼 두근거린다. 사랑은 멀어진 것 같아도 봄날의 바람처럼 다시 찾아오려나. 다시, 한번 더 설레어도 될까. 이 따스한 바람 속에서 다시 한번 사랑해도 괜찮을까?